2월 4일 대선 토론 혹시 보셨습니까? 대선 토론에서 매우 흥미로운 주제가 나와서 그 내용을 전달드리기 위해서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거론한 RE100, 블루 수소, 택소노미 3가지입니다. 잘 아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저게 뭐냐?라고 물어보면 저는 배경지식이 부족해서 설명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 기회에 자세히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RE100이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로는 Renewable Energy(재생에너지) 100,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으로 영국 런던의 다국적 비영리기구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에 의해 주도하여, CDP와 제휴하여 탄소 제로화를 목표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initiative)입니다. 여기서 재생에너지는 석유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태양열, 태양광, 바이오, 풍력, 수력, 지열 등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입니다.
기후그룹 홈페이지(Climate Group (theclimategroup.org)를 확인해보면, 전 세계 300곳 이상의 영향력 있는 기업들이 가입하였고, 제조업부터 제약업, 패션과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습니다. 또한 년간 330 TWh이상의 전력을 공급할 만큼 재생 가능한 전력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RE100 가입 기업은 있을까요?
SK그룹 8개 사가 지난 2020년 한국에서는 최초로 RE100에 가입했고, 이후 아모레 퍼시픽, 고려아연, KB금융그룹, 미래에셋증권 등 14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RE100 가입 기업은 사용 중인 전력의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2030년까지 60%, 2040년까지는 90%, 2050년까지는 100%를 달성해야 합니다.
한국의 RE100 캠페인의 현실 상황은 어떤가요?
유럽의 경우에는 재생에너지단가가 화석연료 에너지 단가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당연히 재생에너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재생에너지 단가가 거의 2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한국의 경우 전력공급을 대부분 한국전력에서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전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RE100은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의무가 아니라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 내에 신재생에너지 체재로 변환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향후 RE100의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수출 전체에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RE100 자발적 참여는 의무 아닌 의무가 될 것 같습니다.
택소노미란 무엇인가?
가나다, ABC 와 같이 표준화되고 체계적으로 분류된 전통적인 분류 체계입니다.
그리스어로 "분류하다"의 의미인 tassein과 "법, 과학"이라는 의미인 nomos의 합성어입니다.
이재명 후보가 언급한 "EU 택소노미" 정확히는 "그린 택소노미"의 의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U가 20년 6월 처음 발표한 것으로, 위에서 언급한 택소노미의 정의에 녹색 산업을 뜻하는 그린을 합성하여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의 범위를 정하는 것입니다. 그린 택소노미의 초안에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원전과 천연가스 발전에 대한 투자를 기후 친화적인 녹색산업으로 분류하겠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EU는 천연가스와 원전은 온실가스가 산업 평균 미만이어서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동안 환경오염이 비교적 심한 화석연료 에너지원을 대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린 택소노미 현황은 어떤가요?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부터 한국형 녹색 분류체계인 K-택소노미를 준비해왔고, 21년 5월 초안 , 21년 12월 말에는 최종안을 공개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원전이 그린택소노미에서 배제되었습니다. 원자력 발전은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등을 감안해 녹색으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국제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여 국내 상황을 감안하겠다고 제시했고, LNG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340 gCO2 eq/kWh이면서 설계 수명 기간 동안 평균 250g CO2 eq/kwh을 달성할 수 있는 중장기 감축 계획을 제시하는 발전소에 한해 2030~35년 한시적으로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활동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블루수소란 무엇인가?
수소는 그 생산방식에 따라 그린, 그레이, 브라운, 블루 4가지로 구분됩니다.
- 그린 수소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하여 생산한 수소
- 그레이 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 수증기와 반응시키는 개질 수소와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
- 브라운 수소는 갈탄˙석탄을 태워 생산하는 개질 수소
-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여 탄소 배출을 줄인 수소
왜 수소가 대체에너지인가?
수소에너지는 우주 질량의 약 75%를 차지하는 가장 풍부한 원소입니다. 화석연료와 달리 고갈될 우려나 지역적으로 편중이 없고 환경보호가 가능한 무공해 연료이기 때문에 주목받고 있는 대체에너지입니다. 화석연료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만 수소는 산소와 화학반응을 통해 열과 전기를 생산하고 부산물로 순수한 물만을 생성하기 때문입니다. 특장점으로는 대용량으로 장기간 확보해둘 수 있기 때문에 재생에너지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에 아주 적합하다는 겁니다.
왜 색상으로 구별하는가?
색상으로 수소를 구분하는 것은 유럽에서 시작하였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브라운 <그레이 <블루 <그린 단계로 나누어집니다. 색상에서 느껴지는 친환경적인 이미지 컬러를 지정한 듯싶습니다. 실제로 그레이 수소는 세계 수소 생산의 95%를 차지하고 있는데, 생산기술이 세계적으로 자리 잡혀있고 1kg당 1.5~2달러의 저렴한 가격이라는 메리트 때문입니다. 그러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가 문제가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친환경적인 그린 수소는 어떤가요?
수전해 즉, 전력을 이용하여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것을 기반으로 생산하는 수소로써, 온실가스의 주원인인 이산화탄소 및 미세먼지 원인 물질들을 발생시키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전해 효율이 아직까지는 기술적으로 보완이 필요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형성되어 있어서 효용가치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독일을 기준으로 그린 수소의 단가는 우리가 최종적으로 알아야 할 블루 수소 단가의 약 3배입니다. 기술 상용화가 이루어진다면 그린 수소로 대체되는 날이 머지않아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 그럼 왜 블루 수소인가?
앞서 말씀드린 그레이 수소에서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를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을 접목하여, 이산화탄소를 땅속에 포집하여 생산하는 저탄소 수소가 바로 블루 수소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데, CCS 비용은 그레이 수소 즉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비용의 약 10~15% 정도입니다. 이는 탄소 배출 비용과 대비해보았을 때 그레이 수소와 블루 수소의 생산 비용은 동등한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CCS 기술 상용화에 따른 CCS비용이 점점 감소하게 되면, 당연히 환경도 보전되고 가격도 더 싼 블루 수소의 활용가치가 극대화될 것입니다. 따라서, 최종 목적지인 그린 수소 생산의 전 단계로써 환경보호 + 가격 메리트의 2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블루 수소 생산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 듯싶습니다.
에필로그
오늘은 2월 4일 대선 토론에서 오픈 이슈로 제기된 3가지 항목 RE100, 택소노미, 블루 수소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시사 사상식에 대해서 알아가는 즐거움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네요 오늘도 상식이 하나 아니 셋이나 추가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조금은 소홀하였던 지구 환경에 관한 내용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내용들을 알아보면서 뭔가 세계적으로 환경에 관한 또 그 환경 개선을 위한 세계적인 기술 로드맵 동향 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계기가 다소 독특했지만, 어찌 되었든 또 하나 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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